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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의 요령_이청준신부

마르티노 2022.07.27 15:08 조회 수 : 134

부부 싸움의 요령-이청준신부님.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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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관계를 위해 공정하게 싸우는 법칙)

다음에 서술하는 내용들은 ‘ME 주말에서 가르치는 부부 싸움의 열 가지 요령에다 최성애 박사가 가르치는 가트맨 방식을 배합한 내용입니다.

행복하든 불행하든 부부도 인간이기 때문에 살다 보면 서로 얼굴을 찌푸릴 일도 있고, 화낼 일도 있고, 오해도 하고, 갈등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행복한 부부들은 갈등 상황에서 갈등을 대하는 태도가 훨씬 부드럽고 점잖다는 것입니다.

갈등의 내용이 문제가 아닙니다. 내용은 똑같아도 불행한 부부들은 갈등 상황에 이르면 감정적으로 엄청나게 흥분할 뿐 아니라 서로 파괴적으로 나오면서 아주 격한 말을 한다든지 경멸의 태도를 보인다든지 해서 적대감이 굉장히 커지고 나중에는 관계 회복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즉 불행한 부부생활이 이혼으로 이어지는 것은 우호감을 충분히 쌓지 못한 데다 갈등을 관리하는 방식, 대화하는 방식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대화의 내용 때문에 이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싸우는 방식때문에 이혼을 하는 것입니다.

-최성애의 행복 수업29-30

우리가 쓰는 싸움이라는 말은 절대로 신체적 또는 정신적 폭력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1. 비평하지 마십시오.

비평을 하거나 비꼬는 언사는 상처를 주고 소속감을 파괴합니다.

관계의 달인은 관계 속에서 행복감과 안정감을 느낍니다. 긍정적 상호작용을 부정적 상호작용보다 20배 정도 더 많이 합니다. 심지어는 갈등에 처하거나 어떤 주제를 놓고 싸울 때조차도 긍정적 상호작용을 부정적 상호작용보다 5배나 더 많이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늦잠 자는 아내의 버릇 때문에 아침을 거르는 게 다반사인 남편이 있다고 합시다. 아침은 스스로 차려 먹을 수 있는데 꼭 내가 차려줘야 하느냐는 게 아내의 불만입니다. 그러나 남편은 고등학교 때부터 해온 하숙생활에 진절머리가 나서 결혼한 뒤에는 따뜻한 아침밥을 먹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이 부부의 갈등의 주요 주재입니다.

이때 관계의 달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집안을 잘 정돈하고(긍정), 애들한테 자상한 엄마이고(긍정), 시부모님께도 잘하고(긍정), 가끔씩 재미있는 농담으로 피로를 풀어주고(긍정), 노래도 잘 부르는데(긍정), 아침에 못 일어나는 건 좀 불만이야(부정 또는 중립). 애들이 학교 안 가는 날이나 내가 쉬는 일요일에는 그렇다 해도 주중에는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면 좋겠어.”

대조적으로 관계의 폭탄이라면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당신은 말야, 대체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부정/비난).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 여자가 밤엔 올빼미처럼 안 자고 아침엔 못 일어나서 애들 아침밥도 내가 차려줘야 해?(부정/비난) 그리고 돈은 왜 그리 해프게 써?(부정/비난) 당신 친구들이랑 몰려다니면서, 뭐 오늘도 개그콘서트 녹화장에 방청객으로 갔다면서? 나잇값 좀 해라(부정/경멸) 요즘 장남 엄마들은 애들 사교육비 아낀다고 EBS 보고 공부해서 애들 가르쳐준다잖아, 무슨 집구석이 남자들이 더 부지런하냐?(부정/비난/경멸)”

이 두 부부 중 어느 부부가 사이가 좋을지, 어느 부부가 갈라설지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여러분 주변에 혹시 관계의 달인을 본 적이 있나요? 저는 제 큰언니와 형부의 모습에서 관계의 달인의 특징을 발견하곤 합니다. 큰언니와 형부는 이미 환갑이 넘었는데도 일상의 자잘한 것에 즐거워하고, 잘 웃고, 농담도 잘합니다. 그들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를 들으면 마치 소꿉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동치미에 국수 한 그릇 놓고도 진수성찬같이 맛있게 먹고, 솜씨에 감탄하고 고마워하는 모습이 갓 결혼한 신혼부부보다 더 정답습니다.

아마 이들의 하루를 비디오에 담아 가트맨 방식으로 긍정성 대 부정성을 따져본다면 201이거나 그 이상일 것입니다.

-최성애의 행복 수업36-38

 

2. 모독하는 말을 하지 마십시오.

나쁜 별명을 부르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언사는 화나게 합니다.

경멸 : “어쭈~” “이 세대가리야!” “어이, 뚱보아줌마!” “주제 파악이나 하시지!”

! 꼴에 잘난 척은!”

경멸은 관계를 망치는 독 중에서도 가장 나쁜 독입니다.

경멸은 비난과는 조금 다릅니다. 비난은 무엇을 잘못했을 경우 네 잘못이다’ ‘너는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인데, 경멸은 상대를 자신보다 어리거나 못난 사람 취급을 하는 것입니다. 조롱하고 비웃기도 합니다. 상대로서는 훨씬 더 기분이 나쁘겠죠.

예전에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어떤 부인과 전화로 상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부인 말이 우리 남편은 말을 너무 함부로 해요라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함부로 하시는데요?” 하고 물었더니, 부인이 갑자기 막 우는 겁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라고 하자, 말 몇 마디만 나오면 자신한테 이 세대가리야!’라고 한다면서 울더군요.

대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이 세대가리야!’ 정도는 욕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멸의 말들은 실제로 관계를 망치는 무서운 독입니다. 그런 말을 들은 사람은 10, 20년이 지나도 그 말을 잊지 못합니다. 그런 만큼 굉장히 독성이 강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 앞에서, 친척들이 모인 자리나 모임에서 모욕을 주거나 비웃는 언행을 하는 것은 정말 나쁩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일입니다. 한 유학생 부부가 있었는데, 그 부부가 첫아이 돌잔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데 한국처럼 백화점 같은 데서 음식을 사 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 잔치 준비를 하려니 아내가 아주 힘이 들었겠죠. 같은 여자가 봐도 정말 애쓴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그렇게 있는 솜씨 없는 솜씨 발휘해서 상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손님들이 왔을 때 남편은 상이 초라하게 느껴졌는지, 손님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장가를 가려면 부잣집 딸한테 가야 한다니까요. 먹어본 게 있어야 할 줄 아는 게 있죠.”

자기 딴에는 어색하고 미안하다는 뜻으로 한 말이겠지만, 이 말을 들었을 때 아내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아내는 가난한 집에서 굉장히 열심히 노력해서 공부하고 결혼까지 한 사람이었으니, 이 말이 얼마나 치명적이었겠습니까? 안타깝게도 그 부부는 갈등을 겪다가 다음해에 이혼을 했습니다.

가트맨 박사는 경멸을 사랑에 황산을 뿌리는 행위라고 말합니다. 황산을 뿌리면 피부가 녹고 흉하게 변하는 것처럼 관계가 흉측하게 일그러진다는 뜻입니다.

지속적으로 경멸을 당한 사람은 4년 안에 감염성 질병이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우리의 면역세포를 파괴할 정도라는 것이죠. 그 정도로 경멸은 관계를 망치고 몸도 아프게 하는, 실제로 몸과 마음을 다 병들게 하는 아주 나쁜 행위입니다.

경멸의 핵심은 상대보다 자신을 더 우월한 위치에 놓는 것입니다.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인격적으로 자신이 우월하고 상대는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경멸은 대개 적개심으로, 혹은 투쟁적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경멸의 저변에는 상대의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을 먼저 보는 습관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명절이나 생일 때 선물을 받아도 안목이 없어. 역시 취향이 싸구려야하면서 좋은 것은 안 보고 좋지 않은 것을 먼저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면 선물한 사람은 크게 무시당한 느낌을 받고, 그런 기분은 오랫동안 상처로 남습니다.

상대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면 그 사람은 어떤 점을 가장 수치스러워 하는지, 혹은 어떤 점을 가장 자랑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배우자의 내면세계를 잘 모르면 때로 칭찬하려던 의도가 오히려 놀리는 결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의 자존심에 상처가 될 만한 것을 건드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성애의 행복 수업70-73

경멸 대신 호감과 존중을 표현하라

집안 분위기를 호감과 존중을 자주 표현하는 문화로 바꾸면 경멸의 언행이 나올 겨를이 없습니다. 대표적인 경멸의 말을 호감과 존중의 말로 바꿔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쭈~!” 정말 잘했어.”

이 세대가리야!” 난 순진하고 고지식한 사람이 좋더라.”

어이. 뚱보아줌마!” 너무 마른 사람보다 푸근해서 좋아.”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당신의 유머감각은 정말 특별해.”

너나 잘하세요.” 충고해 줘서 고마워.”

넌 그냥 그렇게 살아라.” 우리 좀더 잘해보자.”

-최성애의 행복 수업82

 

3. 탓하지 마십시오.

누구 탓인가를 따지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방어 : “그러는 당신은 뭘 잘했는데?” “이게 당신 탓이지 내 탓이야?” “당신도 그러잖아. 당신은 안 그랬어?” “왜 나만 잘못했다고 그래?”

상대에게서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 라고 비난을 받으면, 자신이 인격적·성격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공격을 받는 것처럼 느껴지므로 이쪽에서는 방어를 하게 됩니다. 방어하기 위해서 나오는 반응은 흔히 그러는 넌 뭘 잘했는데?” 아니면 이게 네 탓이지 내 탓이냐?” 하며 역공을 하는 것입니다.

남편은 집을 팔자고 하고, 아내는 좀 기다리자고 하다가 결국 집을 판 경우를 예로 들어봅시다. 그런데 집을 팔자마자 집값이 오르면 부부싸움을 할 때 아내가 내 말 안 듣고 기어이 팔더니 손해가 얼마나 큰지 알아?” 하고 비난합니다. 그러면 남편은 당신은 뭘 잘 했는데? 작년에 더 올랐을 때 못 판 건 누구 탓인데? 그때 내가 이야기한 대로 팔았으면 됐잖아!” 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비난을 합니다. 비난과 방어가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것이죠.

당신도 화날 때는 그러잖아!” “당신도 친구 만나면 나한테 전화 안하고 늦게 들어오잖아!” “왜 만날 나만 뭐라고 그래?” 이렇게 나만 잘못한 게 아니라 너도 잘못했다.’ 나아가 나는 잘못이 없고 희생자일 뿐이고, 진짜 문제는 상대라고 말하는 것이 방어입니다.

방어의 핵심은 나는 결백하다혹은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입니다.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고 자신을 상대의 비난(공격)으로부터 보호하려는 기본적인 본능에서 나오는 태도입니다.

방어의 대표적 형태는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상대를 역으로 공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정말 너무 억울해!” 하면서 희생자 같은 행동을 취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쇼핑을 지나치게 해서 신용카드를 많이 쓴 경우, 남편이 카드빚이 이렇게 늘었는데 어쩔 거야? 도대체 당신은 어떻게 된 사람이 나갔다 하면 항상 최소 10만 원은 쓰고 와?” 이런 식으로 비난을 합니다.

그때 아내가 그러는 당신은? 당신도 골프장 가면 돈 안 써? 돈은 누가 더 많이 쓰는데?”라고 방어를 합니다.

주거니 받거니 공격·방어, 공격·방어 이렇게 하다 보면 정말 밤새 싸워도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돕니다. 10년 전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당신 10년 전에 제주도 가서아니면 당신네 식구들은 혹은 당신 친구들은 하나같이 쇼핑이나 하러 몰려다니고 이런 식으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불통이 튑니다.

이렇게 싸움이 끝이 안 나다가 결국 싸우기도 지쳐서 이혼으로 가는 겁니다.

-행복 수업68-70

방어 대신 인정하라 : 방어의 해독제는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 다 내 잘못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진정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 이상 말하지 않겠으니 네 마음대로 해라하고 담을 쌓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와이셔츠를 다려놓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경우, “지난주에 여섯 개나 다려놨는데 그 사이에 다 입은 줄 몰랐어. 미안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얼핏 보기에는 인정 같지만 변명으로 들려서 오히려 화를 더 돋울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인정하는 것은 미안해. 요즘 와이셔츠를 일주일이나 다리지 못했네!”라고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분적으로 약간만인정하는 것입니다. ‘요즘’ ‘’ ‘이번에는’ ‘그 일에 대해서는정도만 하면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음에 없는 말을 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반드시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요. 나는 살림 하나도 못해요. 지금까지 당신한테 잘해준 게 하나도 없네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사실 진정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정말 인정할 만한 일에 대해서 조금만인정하면 관계가 독이 되지 않고 해독이 됩니다. 사실 방어는 너무나 흔히 쓰기에 가트맨 박사조차 연구 이전에는 방어가 관계를 망치는 독인 줄 몰랐습니다. 당연히 그 해독제도 몰랐습니다. “부분적으로 약간만 인정하라는 해독제를 사용할수록 그 효과에 놀라게 됩니다.

-행복 수업80-81

 

4. 절대적인 말은 마십시오.

너무 절대적인 말들, “당신은 항상”, “당신은 한 번도”, “언제나라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비난 : “당신은 어떻게 된 사람이 .” “당신은 도대체 왜 일을 이따위로 해?” “당신이 항상 그렇지 뭐!” “만날 술이나 마시고 들어오고!” “결혼기념일 생각해 준 적 한 번이라도 있어?” “당신은 절대로 그런 것 못해!”

이상의 표현들은 대표적인 비난의 말들입니다. ‘만날’ ‘한 번도’ ‘절대’ ‘항상’ ‘하나도이런 부사가 들어가면 비난을 드러내게 됩니다.

이혼으로 가는 첫 번째 지름길이 바로 비난입니다. 비난은 당신은 인격적으로나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라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따라서 듣는 사람에게는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들립니다. 그러니 반응이 나쁘게 나올 수밖에 없고, 관계가 나빠지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옷을 입으려고 보니 다림질 돼 있는 외어셔츠가 하나도 없을 경우 당신은 집에 있으면서 한 번도 제때 다림질을 해놓을 때가 없어? 도대체 하는 일이 뭐야?” 하고 말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비난을 더 많이 한다고 합니다. 그것은 남편의 오랜 무관심과 담쌓기가 아내들에게 격한 감정과 비난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자가 비난을 하면 남자는 역공(방어)을 하거나 담쌓기를 하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됩니다.

-행복 수업67-68

비난 대신 요청하라 : 비난의 해독제는 적절한 불평과 요청입니다. 상대를 비난하는 대신 상황에 대해 불평하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난과 불평은 어떻게 다를까요? 불평은 집이 너무 어질러졌네아니면 집에 왔는데 먹을 게 하나도 없네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비난은 당신은 도대체 뭐 하는 여자가 싸돌아다니면서 냉장고도 이렇게 텅텅 비워놓았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내가 자동차를 사용한 뒤 휘발유가 거의 바닥인데도 채워 넣지 않은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며칠 뒤 남편이 운전을 하다가 중간에 휘발유가 떨어져서 차가 멈췄습니다. 남편은 화가 나겠지요. 굉장히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 남편이 아내에게 기름 다 떨어지기 전에 넣으라고 번번이 얘기했는데, 바보야, 그걸 까먹어?”라고 비난합니다. 그런 말을 듣고 , 잊어버려서 정말 미안해하고, 진심으로 다음엔 기름이 떨어지기 전에 꼭 넣어야지라고 생각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대개는 그러는 당신도 저번에 보니까 그러더라!“ 하고 바로 반격을 합니다.

당신이 요즘 나한테 관심이나 있어?” 이 말은 비난입니다. 주어를 당신으로 시작하면 거의 비난입니다. 그 말을 한 사람 입장에서는 나는 지금 굉장히 답답하고 속이 상한다라는 뜻이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이쿠, 또 공격하는구나이렇게 받아들입니다. 그러곤 그러는 당신은 나한테 관심이나 있어?” 이렇게 나오거나 묵묵부답으로 담쌓기를 하게 됩니다.

-행복 수업76-77

 

5. 시작한 싸움은 끝을 내십시오.

자리를 뜨거나 눈물로 중단한 싸움은 휴전일 뿐입니다. 휴전은 종전이 아닙니다.  

불행한 부부들은 문제가 있을 때 문제를 가능한 한 뒤로 미룹니다. 어마어마한 어떤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계속 외면합니다. 하지만 미룬다고 해서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점점 더 심각하게 곪아갈 뿐입니다.”(행복 수업51)

행복한 부부들은 문제가 있으면 심각하든 심각하지 않든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건강한 부부관계를 위해서라면 얼마나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요?

그날 문제는 그날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해지기 전에 분노를 풀어라’. 화가 난 것을 해지기 전에 다 풀고 자라는 것입니다. 밤새 화를 키워놓고 쌓아두었다가 내일 또 화내지 말고, 그날 화는 그날로 끝내라는 이야기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푸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를 미뤄봐야 상황만 더 심각해질 뿐입니다.”(행복 수업58)

 

6. 마주앉아 싸우십시오.

가까이에서 눈을 마주보거나 손을 잡는다든지 부드럽게 만지는 것은 두 사람의 사랑만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서로에게 알려주는데 도움을 줍니다.

아래의 내용들은 마주앉아 싸우는 것에 걸맞는 내용은 아닙니다. 싸우는 도중의 행동들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몸으로 나누는 대화들이 친밀감을 교환한다는 점에서 공통점도 있기에 인용해봅니다.

말로 하지 않는 말걸기 : 말걸기란 꼭 언어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비언어적 신호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슬며시 손을 잡거나 오라고 손짓하는 것도 일종의 말걸기입니다. 그리고 남편이 귀가했을 때 전화 통화를 하던 중이었다면 바로 전화를 끊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남편을 쳐다보면서 표정으로 당신 왔어?’ 하고 표시하는 것도 말걸기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말걸기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어떤 욕구가 들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한숨으로 말걸기를 시도했다면 그 안에는 자신의 힘든 부분을 위로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입니다.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게 해주는 진리인 사소한 일을 자주하라(small things often)'는 규칙이 여기에도 해당됩니다. 매순간을 관계를 형성하는 단단한 벽돌로 쓸 것이냐, 아니면 관계를 깨고 망가뜨리는 무기로 쓸 것이냐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행복 수업 147)

우리 부부만의 의식과 신호 만들기 : 부부간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을 위한 행동들 역시 하나의 의식으로 만들면 반복적으로 쉽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결국 그 가정의 문화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의 음성이 격해진다 싶으면 상대가 손바닥을 펴서 드는 겁니다. 그 신호를 주면 상대는 자신의 음성이 격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음성을 낮춥니다. 그렇게 하면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상황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분위기가 유머러스해질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이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 하자. 타임아웃!” 이렇게만 해도 상황이 격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두 사람의 의식입니다.

저희 부부에게도 의식이 있습니다. 제가 매일 3분 정도 남편의 발을 마사지해 주는 의식입니다. 제가 마사지를 잘해서가 아니라 쓰다듬어만 줘도 남편에게는 비타민을 공급받는 듯한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남편에게 발 마사지를 해주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12년 전쯤 덕성여대 교환교수로 한국에 체류했을 때의 일입니다. 한번은 초등학교 동창을 만났는데 제가 너무 바빠서 이야기를 오래 나누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친구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너무 바쁘고 힘든 것 같은데, 잠깐만 앉아 있어봐. 내가 발 마사지를 배웠는데, 식구들에게 해주니까 참 좋은 것 같아. 내가 해줄게.” 극구 사양을 했는데도 정말 해주고 싶다고 해서 결국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발을 마사지해 주는 동안 너무 바빠 여유가 없던 마음이 눈녹듯이 사라지고 눈물이 나더군요.

그때 어떻게 보면 더러운 부위인 발을 거리낌 없이 손으로 마사지해 주는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무척 순수하고 겸허한 선물이라는 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저도 남편에게 매일 3분 정도 발 마사지를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우리 부부만의 하나의 의식입니다.

뭔가 의견 충돌이 있던 날이라도 저녁에 발을 만져주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면 안 좋았던 감정도 쌓아두지 않고 풀 수가 있습니다.

자기 가족만, 자기 부부만 행하는 그런 의식이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큰 결속력을 갖게 합니다. 그런 문화가 10, 20년 쌓이다 보면 견고한 안정감이 생깁니다.

가트맨 박사와 부인의 의식 중 하나가 아침에 헤어졌다가 저녁에 다시 만나면 잘 지냈어?” 하고 6초간 키스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6초는 상당히 깁니다. 그 사이에 굉장히 많은 감정들이 오고갈 수 있고, 두 사람이 하나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오늘 밤에 부부관계를 가질 것이냐, 말 것이냐도 눈치보고 하지 말고,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습니다. 그런 신호를 의식으로 만들어 두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신호를 받았지만 본인은 원하지 않을 경우가 있겠죠. 그럴 때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거절하는 방법도 의식으로 만들어놓으면 효과적입니다.

(행복 수업 159-162)

 

7. 삼자를 개입시키지 마십시오.

부모나 친구나 직장동료는 두 사람의 싸움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사실상 문제는 두 사람입니다.

외부의 적을 명확히 하라(행복 수업 138-140)’ : 이 책의 내용은 외부 문제가 두 사람의 싸움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위에서 말하는 삼자 개입은 싸움 도중에 외부 사람을 개입시키는 문제이기 때문에 차이점이 있지만, 제 삼자가 아닌 부부 두 사람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행복 수업의 내용을 참고로 묵상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8. 이럴 때는 싸우지 마십시오.

한 사람이나 두 사람 모두 이성을 잃을 정도로 흥분했거나, 술에 취했거나, 약 기운이 있을 때는 절대로 싸우지 마십시오.

감정의 홍수를 벗어나려면 : 부부 중 한 사람이 감정의 홍수를 겪고 있다면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비가 와서 강물이 위험수위를 넘어서서 홍수가 나면 뒤처리가 힘듭니다. 그런데 위험 수위를 넘어서기 전에 수문을 열어서 물을 빼주면 홍수가 날 위험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감정의 홍수가 일어났을 때도 자기 달래기, 자기 진정을 해야 합니다. 위험수위를 넘어서 파충류가 되어 욕하고 싸우면 그 후유증이 정말 오래가고 깊습니다. 따라서 수위가 올라간다 싶으면 위험수위를 넘어가기 전에 수문을 열어줘야 합니다.

감정의 홍수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들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먼저 다음의 조건들을 충족해야 합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적어도 20분 이상 할애한다 : 언뜻 길다고 느껴질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주요 교감신경전달 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은 분해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엔자임 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혈액을 통해 확산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걸립니다.

감정의 홍수가 일어나 잠깐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질 때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신호를 만들어, 파트너가 신호를 보내면 언제든 쉬는 게 좋습니다.

자꾸 고통스러운 생각을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는다: 나에게 불쾌감을 준 배우자의 언행이나 행동을 자꾸 떠올린다든가, 이렇게 저렇게 반격을 가할 말들을 연습한다든가, 복수하겠다고 결심한다든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개 자신이 무고한 희생자라는 기분이 들 때 부정적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자기 자신만 더 괴롭습니다.

실제로 긴장을 풀어주는 활동을 한다 : 집 주변을 걷거나, 호흡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는 식으로 신체와 정신에 가해진 긴장을 완화해 주는 구체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욕도 긴장을 풀어줍니다.

감정의 홍수 상태에서 자기 진정을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호흡입니다. 호흡을 딱 두세 번만(대략 15) 하면 심장 활동이 규칙적으로 되면서 진정됩니다.

감정의 홍수 상태가 일어나면 몸에서 신호가 옵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어금니가 꽉 물어지고, 뒷골이 뻣뻣해지면서 머리가 멍해집니다. 그런 신체적 변화가 느껴지면 빨지 자기 진정을 해야 합니다. 다음 방법을 한번 따라해 보세요. 앉아서 해도 되고 서서 해도 됩니다.

머리와 가슴을 폅니다-마음속으로 하나, , , 넷 쉬면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그 상태에서 2초간 멈춥니다.-그다음 천천히 내쉽니다.

이때 시선을 한곳에 집중하면 더 쉽게 이완이 됩니다. 이렇게 호흡을 하면 혈당과 혈압이 내려가고 전두엽으로 피와 산소가 다시 들어갑니다. 파충류의 뇌로 피가 몰려서 싸우거나 도망가는 모드가 되지 않고, 전두엽으로 피가 몰리면서 생각을 하고 차분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됩니다.

이 호흡법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어서 미국에서는 소방관, 경찰관, 응급실 의료진 등이 응급전화 받는 훈련을 할 때 반드시 배웁니다.

응급전화를 걸어오는 사람은 흔히 감정의 홍수 상태이기 때문에 얘기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자기 집 주소도 똑바로 말하지 못합니다. 뇌에서 정보처리가 잘 안 되니까요.

그럴 때 상담자가 두세 번만 천천히 호흡을 이끌어주면 전두엽으로 피와 산소가 가서 제대로 얘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경험이 많은 상담자들은 이럴 때 자신부터 호흡을 천천히 하면서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이렇게 상담자가 진정하면 전화를 건 사람도 진정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자 훈련을 할 때 상담자의 자기진정법을 많이 강조하고 함께 훈련을 합니다.

아이들에게 이 호흡법을 가르쳐주면 좋습니다. 혹시라도 아이들이 밖에서 싸우고 왔을 때 자초지종을 얘기해 보라고 하면 말을 잘 못합니다. 흥분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두엽으로 피가 안 가는 것이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평상시에 호흡 연습을 시켜두면 좋습니다.

엄마와 함께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2초간 쉰 다음 천천히 내뱉는 연습을 평소에 해둡니다. 그러면 형제끼리 다투거나 하는 상황에서도 우리 너무 흥분한 것 같으니까 먼저 호흡부터 하자라고 하고 나면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정이 끓어오른다 할 때 먼저 자기 달래기부터 해야 합니다. “너부터 진정해!” 하지 말고 나부터 진정하자하는 겁니다. “나 호흡 좀 하고 올게라고 말하고 하든지, 속으로 조용히 해도 됩니다.

호흡은 굉장히 간단하지만 무척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돈이 들거나 복잡한 도구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간단해서 언제든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호흡은 자기 달래기의 기본입니다.

(행복 수업 231-235)

 

9. 이기려고 싸우지 마십시오.

싸우는 것은 서로의 입장과 느낌을 분명하게 밝히기 위해 싸우는 것입니다.

내가 이겼다면 나는 패배자와 같이 자게 될 것입니다.

한쪽이 다른 한쪽을 완전히 지배한다 : 불행한 부부의 또 다른 특징은 한쪽이 다른 한쪽을 완전히 지배하는 것입니다. 한쪽이 내 말대로 하든지 아니면 나가버려!’ 이런 식으로 말하고, 상대는 그저 순종해 버립니다.

이런 부부의 경우 한쪽이 지배하고 한쪽은 복종하니까 표면적으로는 마치 싸우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관계는 굉장히 불행합니다. 이혼을 하지 않더라도 당사자들은 엄청난 불행감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얼마 전에 TV 프로그램에서 한 연애인 부부를 상담해 준 적이 있습니다. 유명 가수였던 S씨는 오랜 연애 끝에 예쁘고 마음에 드는 아내와 결혼을 했는데, 자신이 애처가인지 공처가인지 진단해 달라고 요청을 해 왔습니다.

S씨의 이야기로는 자신은 아내의 말이라면 무조건 복종!’이라는 것입니다. 한참 재미있는 야구 경기를 보는 중이라도 아내가 쓰레기를 갖다 버리라고 하면 귀찮아도 일어나서 버리고 온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그게 싫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저는 S씨의 말만 듣고는 아내도 그 상황이 행복한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S씨의 아내는 저를 만나 본인도 남편 위에 군림하는 것이 그리 즐겁거나 행복하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부는 그때까지 집안이 화목하려면 남편이 무조건 지는 게 상책이다라는 남편의 생각에 따라 그런 관계를 이어왔던 것입니다.

그 후 두 사람 모두 말투를 바꾸고 서로를 존중하며 지배와 피지배, 명령과 복종의 관계가 아니라 양보와 절충을 하는 관계로 상황이 호전되었습니다.

이 경우와 달리, 통제에 대해 심각한 거부감을 가진 한쪽 배우자가 상대를 인격적으로 완전히 제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가 반대 의견을 조금이라도 내려 하면 위협, 폭언, 폭력을 행사해서 배우자가 꼼짝없이 쥐어 사는 것입니다.

이는 심각한 문제이고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사람은 어릴 때 지속적으로 학대를 받았거나 심각한 정신적·신체적 트라우마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복 수업 56-57)

 

10.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임을 잊지 마십시오.

가장 중요한 것은 싸우는 내용 자체 보다 우리 자신입니다.

누가 옳은 가를 따지는 것은 부부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영속적 갈등 주제, 풀려고 하지 말고 관리하라 : 풀리지 않는 문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억지로 풀려고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혼으로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풀려고 하지 말고, 상대를 바꾸려고도 하지 말고, 잘 관리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행복 수업 191쪽 이하-